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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칼럼] 사이비 농부(?)의 감자심기 - 변호사 출신 김진규 전 울산 남구청장 "농부가 작물에게 먼저 주어야 한다. 인간관계의 이치와 닮았다"
  • 기사등록 2022-04-30 16: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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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변호사 출신 / (전) 울산 남구청장

[링크투데이 = 김진규 칼럼니스트] 감자를 3월 중이나 말이나 늦어도 4월 초에는 심는 이유는 뭘까?

그 때 비로서 감자의 눈에서 싹이 트고 땅에 심으면 감자가 썩지 않고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는 알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초 봄에 싹을 틔워야 자신이 살고 유전자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농부도 경험으로 감자를 심어야 하는 시기를 알고 있다.

더 일찍 심으면 감자가 얼어죽을 수 있고 늦게 심으면 장마에 감자가 썩을 수도 있으니 시기를 놓쳐서도 안된다.
그리고 춘궁기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구황작물의 구실도 톡톡히 해야 한다.

고추나 오이나 가지는 감자와는 달리 4월 중순을 넘어 비가 온 뒤에 심어야 한다. 3월 초 봄의 날씨는 밤에 쌀쌀하고 꽃샘추위도 있으니 냉해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찍 심은 감자는 구근류 즉 뿌리식물이라 땅에 묻혀 있어서 상대적으로 냉해를 더 잘 견딜 수 있다. 작물을 심는 곳이 노작이 아닌 비닐하우스라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일찍 심은 감자는 모내기 때 즉 장마가 오기 전에 수확하여 훌륭한 구황작물과 찌개재료로 쓸 수 있다. 감자는 수확시기를 늦추면 장마시기엔 썩게 된다.
감자를 수확한 6월 중순 경에는 그 곳에 배추나 무우 등을 또 심어 수확하여 김장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고추나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은 키가 크고 줄기가 뻗어나가면서 계속 꽃을 피우며 성장하며 서리가 내릴 때까지 계속 수확을 할 수 있다.

결국 농사에도 투자처럼 절묘한 타이밍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

감자든 고추, 땅콩, 호박 등의 모든 작물엔 토양이 그 작물에 맞아야 하고,밑거름이 제대로 들어 있어야 한다.
농부가 작물에게 먼저 주어야 할 것을 주지 않으면 그로부터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것은 인간관계의 이치와 닮았다.

농작물은 또한 병충해나 풍수해가 없어야 하고 햇볕도 잘 받아야 한다. 사람도 기업도 위기의 순간을 잘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럴 것이다.
그리고 농부의 100번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벼가 자라듯 다른 농작물도 농부의 정성으로 자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의 아이들도 농작물이 자라는 이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의 발자국소리에 담긴 사랑을 통해서 성장하고, 사회나 국가라는 햇볕도 잘 받아야 잘 자란다.

기업도 토양과 거름과 병충해유무를 바탕으로 경영자와 노동자의 사랑을 받고 그리고 고객의 사랑을 받아야 자랄 수 있고, 사회나 국가라는 햇볕도 잘 받아아 잘 성장한다.
요즘은 농자가 천하지대본은 아니지만 농자의 원리는 아직도 천하지대본임에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우리들 대부분이 지금 농사를 짓고 있지는 않지만 오늘날의 우리들도 농부들처럼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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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30 16: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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